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제가 Product Manager로 있는 플랫폼에서 더 양질의 콘텐츠가 올라오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저희는 리뷰 플랫폼이고 월 활성 사용자는 이번 달 기준 200만명을 조금 넘는 서비스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리뷰가 올라올 수 있도록 고민하다가 얻은 나름의 인사이트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좋은 콘텐츠가 올라오는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
콘텐츠 플랫폼의 성패는 좋은 콘텐츠를 올라오게 하는 시스템이 얼마나 잘 구축되어있는지가 결정합니다.
따라서 모든 플랫폼은 어떻게 하면 좋은 콘텐츠가 많이 올라올 수 있을지, 좋은 콘텐츠를 어떻게 많은 유저들에게 보여줄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좋은 콘텐츠란?
어떤 플랫폼인지에 따라 '좋은 콘텐츠'의 기준은 다릅니다. 하지만 모든 좋은 콘텐츠는 공통점이 있죠.
바로 플랫폼에 돈을 벌어다주는 콘텐츠라는 점입니다. 플랫폼도 결국 사업 모델이기 때문에 모든 것은 매출로 이어지도록 설계됩니다.
물론 돈을 버는 방법은 플랫폼마다 다릅니다. 예를 들어 광고 수익이 주 수익원천이라면, 더 많은 광고를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가 됩니다. 만약 유저간의 계약 수수료가 주 수익 원천이라면, 계약을 잘 따낼 수 있는 유저가 좋은 콘텐츠가 됩니다.
시스템의 중요성
플랫폼 비즈니스는 일부 도메인를 제외하고는 진입 장벽이 낮은 분야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플랫폼을 설계하고 돌아가게 하기 위한 장벽은 매우 높습니다. 제대로 된, 다시 말해 돈을 잘 버는 플랫폼이 되려면 돈을 잘 벌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야 합니다. 즉 돈을 버는 콘텐츠가 많이 올라오는 구조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YouTube, FaceBook, 커뮤니티 서비스에서는?
YouTube
유튜브의 수익 모델은 광고와 유튜브 프리미엄 결제입니다. 동영상 전, 후, 중간에 광고를 넣고 광고주로부터 돈을 받습니다. 이 광고가 귀찮은 유저들은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게하고 이들에게는 광고를 노출시키지 않습니다. 유튜브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동영상을 오랫동안 봐야합니다. 유튜브의 수익은 유저들의 시청시간과 비례하여 증가합니다.
따라서 유튜브에게 좋은 콘텐츠는 많은 유저들이 오랫동안 보는 총 시청시간이 긴 동영상이고, 이런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에게 수익을 비례해서 배분합니다. 또한 시청시간이 길었던 동영상을 더 노출시키고, 사람들이 볼만 한 동영상을 상위에 노출시켰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동영상 크리에이터와 유튜브의 목표를 일치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페이스북의 수익 모델도 유튜브와 동일한 광고 모델입니다. 하지만 다른 점이라면 콘텐츠 제작자에게 수익을 배분하지는 않는다는 점이죠.
대신 좋아요, 네트워크 효과, 노출 알고리즘 등을 활용하여 더 인기있는 콘텐츠를 많이 노출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페이스북에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콘텐츠가 닿기를 희망합니다. 그래서 유저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제작하여 업로드하게 됩니다. 그래야만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그 알고리즘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지만, 페이스북과 콘텐츠 제작자가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의 관점이 일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 서비스
네이버 카페, 디시인사이드 등은 전통적인 커뮤니티 서비스입니다. 이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커뮤니티 서비스에는 사람들이 게시글에 추천 버튼을 누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인기글' 을 모아볼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당연하게 생각해왔지만 이것이 시스템입니다. 글을 작성하는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 글을 봐주길 희망하며 내 글이 큰 영향력을 갖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글을 열심히 쓰는 것이죠.
그런데 만약 내가 열심히 쓴 글이 조회수와 추천 수도 보여지지 않고 대충 1-2줄 쓴 뻘글과 비슷한 영향력을 갖는다면 어떨까요? 아무도 열심히 쓰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콘텐츠 제작자가 원하는 바가 플랫폼에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죠. 이런 플랫폼이 어딨겠냐 싶겠지만, 플랫폼이 '좋은 콘텐츠'가 어떤 것인지 정의하지 않거나, 좋은 콘텐츠를 분별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당연하게 일어나게 될 결과입니다.
좋은 콘텐츠가 올라오는 시스템의 공식
위 사례들이 의미하는 것을 요약하면
1. 플랫폼은 어떤 콘텐츠가 돈을 버는 콘텐츠인지 명확하게 정의하고 기술적으로 구별해낼 수 있어야 한다.
2. 좋은 콘텐츠를 올리는 제작자들에게 성과에 비례한 보상이 돌아가도록 해야한다.
3. 그것이 플랫폼을 소비하는 유저들이 원하는 콘텐츠여야 하며 그런 콘텐츠를 더 많이 노출시켜야 한다.
라는 점 입니다.
위 세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만 적절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새로운 플랫폼을 설계한다면, 위 공식을 역순으로 검토해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가장 먼저 플랫폼 소비자들이 우리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있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초기에는 우수한 콘텐츠 제작자가 유입되지 않았을 수 있으니 직접 제작해서 확인해볼 수도 있겠죠.
니즈가 있다고 판단하면, 먼저 플랫폼에게 좋은 콘텐츠가 무엇인지 정의해야합니다. 어떤 콘텐츠가 많이 올라와야 플랫폼이 돈을 많이 벌 것인지 정의하고 이를 기술적으로 구분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콘텐츠가 소비자들에게 많이 노출되도록 시스템을 설계해야 합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콘텐츠 제작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콘텐츠 제작자들이 콘텐츠를 제작함으로써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플랫폼에게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줄 수록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도록 해야합니다. 이런 시스템이 구축되어야만 더 나은 콘텐츠 제작자들이 유입되고,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실제 사례 적용
이제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을 저희 서비스에 적용해보겠습니다.
먼저 서비스에서 유저들이 원하는 콘텐츠는 두가지로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1. 믿을 수 있는 솔직한 리뷰 (실용적 가치)
2. 필력과 사진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의 리뷰 (콘텐츠적 가치)
그리고 저희의 비즈니스 모델은 광고 모델입니다. 화면 노출 수와 광고 매출이 비례하는 모델이죠. 그렇다면 둘 중 어떤 콘텐츠가 우리에게 좋은 콘텐츠일지 정의하려면 각각의 화면 노출 수를 확인하면 됩니다.
위 두 리뷰 중 1번, 실용적 가치가 있는 리뷰는 대부분 상품정보 페이지에서 보여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번, 콘텐츠적 가치가 있는 리뷰는 피드(소식) 페이지에서 보여지고 있었죠. 이 둘의 비율을 확인해보니 1번 콘텐츠 화면 노출 이벤트 비율이 90% 이상이었습니다.
즉 실용적 가치가 있는 리뷰가 훨씬 저희에게 좋은 콘텐츠였죠. 하지만 저희는 어떤 콘텐츠가 더 실용적인 리뷰인지 구분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즉 전술한 '플랫폼에게 좋은 콘텐츠를 구별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죠.
현재 실용적인 리뷰는 웹에서 95% 이상, 앱에서 5% 이하로 노출되고 있었고, 좋은 콘텐츠를 구별하기 위해서 웹에서 각 리뷰 별 조회수를 기록하기로 하고, 좋아요 이외에 도움이 됐어요 등 다른 피드백 버튼을 추가하여 리뷰의 수준을 구별해 내기로 했습니다. 그 후에는 그 수준에 비례해서 리뷰 제작자에게 보상을 비례 제공하기로 했죠.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없어서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 결과와 함께 다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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